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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정부, 허비할 시간이 없다

기사승인 2021.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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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회경 / 도쿄 특파원

   
▲ 2011년 1월 26일 이수현씨 추모 10주기 행사에 참석한 고노 요헤이 전 일본 외무장관이 영정에 헌화하고 자리로 돌아가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지난해 11월 강창일 주일 한국대사 내정 후 일본인 지인이 인사에 담긴 뜻을 물었다. 친문(親文) 인사가 아님에도 한일의원연맹 회장을 지낸 '지일파'를 발탁한 배경에는 한일관계 개선을 위한 문재인 대통령의 의지가 있다고 답했다.

그는 고개를 갸웃했다. 관계 경색을 풀려면 대통령 의중을 잘 알고 제대로 전달할 수 있는 측근을 보내는 게 자연스럽지 않느냐고 되물었다. 일본 측이 이번 인사를 관계 개선 신호로 받아들일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다른 지인과 만남에서는 대통령 신년 기자회견이 화제였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 배상 판결이 곤혹스럽다고 말한 이유가 궁금하다는 것이다. 정부가 한일관계 개선을 추진하고 있는데 일본이 반발하는 사법부 판결이 나왔으니 당연한 반응이라고 했다. 일본이 한국의 변명이라고 의심하는 '삼권분립 원칙'을 재차 설명해야 하는 난처함도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국가 간 외교, 특히 한일관계에서는 이처럼 선의로 상대를 이해하지 않는다. 더욱이 지금처럼 상호 신뢰의 토대가 무너진 상황에서는 상대의 접근에 숨겨진 의도가 있는지 의심을 품는다. 종종 지나친 경계로 오해의 악순환에 빠지기도 한다.

위안부 판결에 대한 불만으로 일본 정부는 남관표 전 주일대사의 이임 면담을 거부했다. 강 대사의 부임 면담을 보류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잇단 한국의 유화 제스처에는 관계 개선 의지보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출범을 의식한 ‘알리바이’ 측면이 더 강하다고 해석한다.

이처럼 수년째 한일관계가 겉돌고 있는 가운데 26일 '의인 이수현'의 20주기를 맞는다. 도쿄 신오쿠보역에서 선로에 떨어진 일본인을 구하려다 목숨을 잃은 그가 20년째 양국에서 조명 받는 이유는 위험에 처한 이가 한국인이냐 일본인이냐를 따지지 않고 즉시 행동으로 옮겼기 때문이다.

한일 국민들은 위험수위에 도달한 양국관계의 개선을 바라고 있다. 그간 양국 정부는 상대의 진의를 이리저리 재느라 소중한 시간을 허비한 것은 아닐까. 더 늦기 전에 현안 해결을 위한 대화에 나서야 할 때다.

 

한국일보

<저작권자 © 세계한인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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