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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조선족 기업가 이동춘 회장, 그는 누구인가

기사승인 2021.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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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식한 놈이 두려움을 모른다는 말이 있는데 어쩌면 나를 두고 하는 말인 것 같아요. 나는 전통 된장에 미쳐서 인생의 후반을 된장 사업에 바쳤어요. 그 사이 좌우명도 ‘된장 먹고 된 사람 되자’로 바꾸었습니다. 저 자신도 우스꽝스럽고 촌스럽기 그지없다고 생각해요.”

인생 후반에 민족의 혼과 얼이 슴베인 전통 된장의 물질적인 기능과 영성(靈性)문화를 보다 깊이 있게 파고들어 세인들에게 각인시키려는 꿈을 안고 달려온 연변 조선족 기업가 이동춘 회장의 소탈한 표현이다.

이동춘 회장은 중국 연변에서 ‘오덕된장술축제’와 ‘중국 조선족 된장오덕문화절’ 행사를 16년째 개최해왔다. 그리고 6월9일을 ‘된장의 날’로 정하고 해마다 ‘1000세대 된장 담그기 체험’, ‘된장술 시음’, ‘민속공연’, ‘시화전’ 등 다양한 행사로 장인합일(醬人合一)의 오덕문화(五德文化)를 홍보해왔다.

그는 ‘전통문화’라는 타이틀로 산업을 이끌어왔으며 된장술 개발에 이어 지역특산품으로 사과배된장술, 복분자된장술, 인삼된장술 등 된장술 관련 다양한 제품들을 개발 출시함으로써 술의 오천년 역사를 새롭게 써 내려가고 있다.

된장에 남다른 애착을 두고 있는 그에게 된장에 빠지게 된 사연을 물었다.
“내가 된장에 확 빠져들게 된 사연이 있어요. 젊었을 때 위암 의심판정을 받아 수술까지 받은 후 생된장을 약 삼아 먹었더니 놀랍게도 위장병이 다 나았어요. 이것이 바로 약식동원이라는 게로구나! 식품이면서 약효를 곁들인 이런 제품을 만들어 후손들에게 전해준 조상님들이 존경스러웠어요. 그 감탄의 불씨가 오늘날의 된장술을 만들게 되었답니다.”

된장술의 아이디어는 연변에서 열린 어느 국제학술포럼에서 조선의 한 과학자로부터 얻은 것이었다.

그 과학자는 “우리 민족의 음식 중에는 발효식품이면서 세월이 흐를수록 더 짙은 맛과 성능을 생성시키는 식품 두 가지가 있습니다. 그것이 바로 전통 된장과 막걸리인데 이 두 가지 발효식품을 이용하여 만들어낸 제품은 더 비할 바 없는 우수한 제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춘 회장은 그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2005년에 ‘연변민들레생태산업연구유한회사’를 설립하고 4년간의연구를 거쳐 2009년에 숙취에도 좋고 17가지 영양소가 함유된 된장술을 개발해냈다. 2013년에 회사명을 ‘연변오덕된장술유한회사’로 변경하고 된장술 계열의 제품들을 개발하여 생산했다. 지금까지 개발한 된장술 종류는 20여 종이고, 전국 30여 개 도시로 진출했다. 또한 조선과 한국에도 시장을 개척하고 합작공장을 건립할 예정이다.

된장술은 우리 민족의 전통 된장을 원료로 하고 막걸리 양조공법을 접목해 빚은 새로운 품종의 술이다. 즉 생태적인 양조 이념을 딛고 ‘된장과 술 배합 제조’방식으로 양조하는 것이다. 국내외에서 최초이자 전위적인 공예라고 할 수 있다.

이 회장은 “된장술은 마오타이주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술이라고 감히 말할 수 있습니다. 중국의 마오타이주 등 고급술의 특징이 된장술이기 때문입니다. 마오타이주는 된장 향만 첨가된 술이에요. 그러나 우리 된장술은 실제로 된장 성분으로 발효시켜 만들어지기 때문에 자체의 물리적 기능만으로도 명품술의 행렬에 들어섰다고 할 수 있습니다.”라고 자부한다.

“내가 남은 인생을 바칠 정도로 된장 사업에 뛰어든 이유는 딱 한 가지입니다. 전통 된장에는 뛰어난 영양가치와 신비한 성능이 있을뿐더러 다섯가지 문화 영성(靈性)이 배어 있는, 살아 숨 쉬는 식품이라는 것을 발견하면서부터였어요. 우리 민족에게는 그저 전통으로 자자손손 전해져 내려왔지만, 세상 그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음식으로 이미 널리 알려진 김치에 이어 인류 건강 증진에 큰 기여를 할 수 있는 세계적인 민족제품으로 거듭나 거대한 민족상권을 이루어나갈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 이동춘 회장의 연변 민들레마을 장독대들.

이동춘 회장은 된장과 된장술 생산에만 그치지 않았다. 전통문화로 산업을 이끌어가려는 꿈이 있기에 혼자가 아닌 여러 업체와 힘을 모아 함께 더 큰 무대를 석권하려고 전력투구하고 있다. 그 초석으로 ‘연변생태문화예술절 및 된장오덕문화절’을 16회째 개최해왔고 ‘된장술축제’도 수차 개최해오고 있다.

“문화인도 아닌 이동춘이 문화행사를 개최한다고 웃을지는 몰라도 저 나름대로 꿈이 따로 있습니다. 우리 민족과 민족문화를 만방에 알리려면 대표적인 간판이 있어야 하고 그 간판 문화가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해마다 민들레마을에서 1000여 세대(3천여 명)가 모여 된장담그기 체험행사를 진행해왔다. 자기 돈 들여가면서 축제를 하는 이유는 돈이 많아서가 아니라 연변 조선족 사회에 대한 ‘고지서’라고 그는 말한다. 된장술은 일반 술이 아니라 ‘민족의 술’이고 우리의 전통문화를 이어온 술이며 마오타이주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술임을 알리기 위해서이며 술 소비자들한테 새로운 술 문화를 선도하기 위해서다.

   
▲ 1000여 세대(약 3000명) 된장 담그기 체험 행사.

“2005년부터 ‘연변생태문화예술절’을 개최해왔는데 올해 16회째를 맞이합니다. 정부에서 ‘된장의 날’이라고 공식적인 민속절로 인가한 지도 벌써 7년이 됐어요. 행사의 취지는 생태문명을 이끌어가기 위함이며 경제라는 플랫폼에 문화의 혼까지 불어넣어 살아 숨 쉬는 업체로 성장시키기 위한 데 있습니다. 비록 지금까지 축제를 이어왔지만, 아직 근근이 사람들을 이끄는 문화적인 단계에 와있을 뿐입니다. ‘연변’ 하면 ‘된장’이 떠오르고 ‘연변’ 하면 ‘된장술’이 떠오를 정도로 신토불이가 되어야만 우리의 대표문화로 떠오를 수 있다고 판단합니다.”

이동춘 회장은 ‘장인합일의 오덕문화’야말로 우리 민족의 특성과 많이 닮았다고 주장한다. 음식은 성격과 아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어떤 음식을 먹는가에 따라 성격이 달라진단다. 생고기를 먹는 짐승이 포악하고 풀을 먹는 짐승이 순하듯 된장과 김치를 먹고 사는 우리 민족은 느긋하면서도 영리하며 변화에 따른 대응력도 뛰어나단다.

‘오덕’이란 다른 음식에 섞여도 자기의 맛을 잃지 않는 단심, 다른 음식과 잘 조화되면서 자기 맛을 내는 화심, 매운맛을 부드럽게 해주는 선심, 기름기와 비린내를 밀어내는 불심, 오래 두어도 변질하지 않고 오히려 더 좋은 기능으로 승화하는 항심을 뜻한다.

“이 오덕은 우리 조선족의 특성과 너무 많이 닮았다고 깨달을 때가 참 많습니다. 된장 속에는 수백년의 세월과 더불어 생성된 우리 민족의 생존 지혜와 성격 특징이 고스란히 배어있습니다. 우리 민족에게는 ‘화이부동 고수 본성의 단심문화, 구동존이(求同存異) 관대 포용의 화심문화, 동화열성 화목공존의 선심문화, 거성제유 염결봉공의 불심문화, 항구불변 송백절개의 항심문화’가 살아있어요.”

이동춘 회장은 그 이유를 5가지로 요약했다. “첫째, 우리 민족은 중국이라는 땅덩어리에서 자기의 원칙과 존엄을 지키면서 타민족과 잘 어울려 지냈습니다. 둘째, 우리에게는 다른 사람의 장점을 인정해주고 존중해줄 수 있는 넓은 아량이 있습니다. 셋째, 우리는 타민족과 잘 어울리면서 지역발전을 위해 헌신하는 정신이 있습니다다. 넷째, 우리에게는 타인의 불의와 비리를 보고 지적할 수 있는 담대함이 있고 청렴함을지키려는 성품이 있습니다. 다섯째, 어려움을 딛고 일어서는 강인함이 있고 불요불굴의 정신이 있습니다.”

이 다섯가지 영성문화는 곧 인간이 반드시 갖추어야 할 윤리 도덕이므로 우리 조상들은 이를 ‘장인합일의 오덕문화’라 일컬어왔다.

“나와 된장과의 인연은 참으로 독특한 것 같습니다. 된장 덕분에 이렇게 살아있고, 된장으로 연변에 정착하게 되었고, 된장마을을 지키려고 법정에도 서봤고, 된장 때문에 무딘 필력을 날리기도 하였습니다. 또한 된장술을 빚어내고 전통 된장의 영성문화를 발굴해내고 축제를 통해 전승해가려고 고전분투까지 하면서 수많은 가시밭길을 헤쳐왔고 ‘돈을 벌어서 축제에 쏟아붓는 멍청이’라는 비아냥도 많이 들었어요. 하지만 이것이 ‘된 사람’으로 되어 가는 길이고 ‘된 기업’으로 성장하는 길이라고 확신하기에 흔들리지 않고 살아왔습니다.”

그는 “문화가 없는 기업은 영혼이 없는 기업과 같다”고 말한다. 좋은 문화축제는 많은 사람들과함께 하고, 문화생활을 더욱 풍요롭게 하며 심신을 정화해줌과 동시에 지역과 기업 그리고 제품을 널리 알리고 브랜드화하는 데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는 된장아리랑을 엮어가는 길목에서 새봄을 열어가고 있다.

<최유정 기자>

 

최유정 기자 oktime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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